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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piece of sensibility

16_08_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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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三角山이 이러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漢江 물이 뒤집혀 룡소슴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지기 前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한울에 날르는 까마귀와 같이

鍾路의 人磬을 머리로 드리바더 울리오리다

頭蓋骨은 깨어저 散散조각이 나도

깃버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恨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六曺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딍구러도

그래도 넘치는 깃븜에 가슴이 미여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鼓]을 만들어 들처 메고는

여러분의 行列에 앞장을 스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듯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꺽구러저도 눈을 감겠소이다.

 

 

- 심훈, '그날이 오면' (1930. 3. 1.)

「심훈 시선」, 초판, 26쪽

 

 

 
BGM| Acacia - 악토버
 

 

 

 

*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처음 이 시를 읽었을 땐,

시에 쓰인 표현에만 집중해서 '글자 그대로' 상상하면서

조금은 격하다, 징그럽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는 삼일절과 광복절이면 항상 생각나서 곱씹어 읽어보게 되는 시.

 

이 시를 통해 당시 우리 선조들의 독립에 대한 간절함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고,

한편으로 렇게나 간절했던 광복을 끝내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시인에 대한 생각에 마음이 미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처럼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현재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많은 분들의 간절함과 희생을 통하여 이루어진 결과를 살아감에,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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