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omantic/what i say, essay

15-08-03

반응형

 

길지도, 짧지도 않은 지금까지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렇게까지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일찌감치 오래사는 것에 대해서는 욕심이 없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현재를 사는 것에 크게 부담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아니 최근이라기보단, 한 2년 정도 너무 힘들었고, 이제는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세상이 끝날 것만 같다.'

 

단 한번도 이 말이 나에게 와닿았던 적이 없다.

지금까지는 특별히 내 인생에서 너무나 힘들었던 지점은 없었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은, 이번달 말쯤이 되면 (나의) 세상을 다 잃을 것 같다.

 

자꾸 가슴이 답답하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지금하고 있는 것을 붙잡고 있자니, 이제는 그야말로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인 것도 같고 그렇다고 이제와서, 지금 한달을 남겨둔 이 시점에서 그만두자니 그건 지금까지의 내 노력이 말도 안되게 버려지는 것이라 차마 그러지는 못하겠고. 글쎄, 딱히 어떤 게 맞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아주 냉정히 생각하려고 해도 말이다.

 

애초에 이게 내 길이 아니었던건지 그냥 허황된 꿈속에 살았던건지, 아니면 내가 노력하지 않았던건지.

 

 

실제로 맞닥뜨리게 될 '좌절감' 이게 가장 두렵다.

나에게 쏟아질 가족들의 비난, 주변에서 한심하게 보는 그 시선들, 그런 것보다도 내가 내 자신에게 느낄 그 좌절감이 너무나 무섭다.

잘못하면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이 남아있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좌절과 절망을 맛볼 것 같다.

 

 

반응형

'romantic > what i say,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08-09 부작용  (0) 2015.08.09